1법률행위의 무효
§0-2에서 무효인 사유와 취소할 수 있는 사유를 한 표로 놓았습니다. 이 절은 그 표를 세우는 절입니다. 13개년 4문항이 물은 것은 하나뿐입니다. 어떤 사유가 어느 쪽에 담기는가.
문항의 생김새는 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무효가 아닌 것은?」으로도 묻고 「무효인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것은?」으로도 묻고 「취소원인이 있는 법률행위는?」으로도 묻습니다. 묻는 방향이 반대인 것뿐이고 알아야 하는 내용은 같습니다.
1-1근거 조문 — 조문이 효과를 문장 끝에서 정해 두었습니다
무효인지 취소할 수 있는지는 어딘가에 목록으로 모여 있지 않습니다. 각 사유를 정한 조문이 문장 끝에서 그 효과를 직접 말하고 있습니다. 무효인 쪽부터 봅니다.
취소할 수 있는 쪽입니다.
7개 조문의 문장 끝만 읽으면 이 절의 문항이 풀립니다. 제103조·제104조·제108조·제151조는 「무효로 한다」로 끝나고, 제5조·제109조·제110조는 「취소할 수 있다」로 끝납니다.
1-213개년이 분류한 사유 — 무효 6가지와 취소 4가지
조문에 「무효로 한다」나 「취소할 수 있다」가 그대로 적혀 있지 않은 사유도 기출에 나왔습니다. 13개년 4문항에 실제로 나온 사유를 모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효인 사유 6가지
| 사유 | 근거 | 출제 |
|---|---|---|
|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 제103조 | 2017-45 ④ · ⑤ |
| 불공정한 법률행위 | 제104조 | 2020-49 ① |
| 통정허위표시 | 제108조 제1항 | 2013-47 ㄱ · 2017-45 ① |
| 불법조건이 붙은 법률행위 | 제151조 제1항 | 2018-41 ④ · 2020-49 ② |
| 강행법규 가운데 효력규정 위반 | 판례(§1-3) | 2017-45 ③ · 2020-49 ③ |
| 원시적·객관적 전부불능인 계약 | 판례 — 2019다201785 | 2020-49 ⑤ |
취소할 수 있는 사유 4가지
| 사유 | 근거 | 출제 |
|---|---|---|
| 제한능력자의 법률행위 | 제5조 제2항 | 4절에서 다룹니다 |
|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 제109조 제1항 | 2018-41 ① · ⑤ |
|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 제110조 제1항 | 2018-41 ② · ③ · 2020-49 ④ |
|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 제110조 제1항 | 2013-47 ㄷ |
두 표에서 설명이 필요한 항목을 확인합니다.
불법조건은 조건만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151조 제1항은 「그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정합니다. 사회질서에 위반한 조건이 붙으면 그 조건이 붙은 법률행위 전체가 무효입니다. 2018-41 ④가 그것을 물었습니다.
원시적·객관적 전부불능은 조문에 없습니다. 계약을 맺을 당시에 이미 그 계약의 목적을 누구도 이룰 수 없는 상태였다면 그 계약은 무효입니다. 판례도 계약의 내용이 된 채무를 이행하는 것이 계약 당시부터 이미 사실상·법률상 불가능한 상태였다면 그 계약은 원시적으로 불능이어서 무효라고 봅니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다201785 판결). 「원시적」은 계약 성립 당시부터라는 뜻이고, 「객관적」은 그 당사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없다는 뜻이며, 「전부」는 일부가 아니라 전체라는 뜻입니다. 2020-49 ⑤의 「원시적·객관적 전부불능인 임대차계약」은 빌려주기로 한 물건을 애초에 아무도 사용·수익하게 해 줄 수 없는 경우입니다.
착오와 사기는 어떤 모습으로 나와도 취소사유입니다. 2018-41은 한 문항 안에 「착오로 체결한 매매계약」(①) · 「기망행위로 체결한 교환계약」(②) · 「대리인의 사기에 의한 법률행위」(③) · 「상대방이 유발한 착오에 의한 임대차계약」(⑤) 4가지를 늘어놓았는데, 계약의 종류가 다르고 속인 사람이 다를 뿐 4가지 모두 제109조 또는 제110조가 적용되는 취소사유입니다.
강박은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110조 제1항이 취소사유로 정하고 있으나, 협박이 지나쳐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된 정도에 이르면 취소가 아니라 무효로 다룹니다. 그 구분은 제2단원 「의사표시」 §4-3에서 배웠습니다. 이 단원에서는 강박이라고만 적힌 선지는 취소사유로 읽습니다.
1-3판례가 채운 것 — 강행법규를 어겼는데도 유효한 경우가 있습니다
무효인 사유 6가지 가운데 「강행법규 가운데 효력규정 위반」만 근거가 조문이 아닙니다. 제1단원 「법률행위 총론」 §2-3에서 배운 대로 민법에는 「효력규정」·「단속규정」이라는 용어를 정한 조문이 없고, 판례가 그 구분을 만들었습니다.
| 효력규정 | 단속규정 | |
|---|---|---|
| 어기면 그 법률행위는 | 무효 | 유효 |
| 어긴 사람은 | 행정상 제재나 처벌을 받는다 | 행정상 제재나 처벌을 받는다 |
두 규정 모두 강행법규이고, 어긴 사람이 제재를 받는 것도 같습니다. 다른 것은 계약의 효력뿐입니다. 어느 쪽인지를 규정마다 판례가 판정해 온 결과는 제1단원 「법률행위 총론」 §2-4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절의 문항이 쓴 것은 그 가운데 2가지입니다.
| 규정 | 어느 쪽 | 위반한 계약 | 출제 |
|---|---|---|---|
|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 — 학교법인 기본재산 처분에 관할청 허가 | 효력규정 | 무효 | 2017-45 ③ |
| 주택법 제64조 제1항 — 주택 전매행위 제한 | 단속규정 | 유효 | 2017-45 ②(정답) |
주택법 전매제한이 단속규정이라는 것은 옛 법률을 판단한 판결 두 건과 2017-45 ②의 판정에서 나옵니다. 지금의 제64조 제1항을 직접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없습니다. 그 두 판결과 판정은 제1단원 「법률행위 총론」 §2-4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2017-45는 「다음 중 무효가 아닌 것은?」이라고 묻고, 무효인 것 4가지 사이에 유효한 것 하나를 섞어 두었습니다. 그 하나가 주택법의 전매행위제한을 위반한 전매약정입니다.
선지가 「강행법규에 위반한」이라고만 적을 때는 효력규정 위반을 가리킵니다. 2020-49 ③이 그렇습니다. 어느 법의 어느 조문인지 이름을 대고 물을 때에만 효력규정인지 단속규정인지를 구분하게 됩니다.
1-4무효도 취소도 아닌 것 — 효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경우
무효와 취소만 알면 답이 나오지 않는 문항이 하나 있습니다. 2013-47은 다섯 항목을 놓고 「법률효과가 확정적이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라고 물었습니다.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그 법률효과가 유효인지 무효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무효와 취소를 이 기준으로 다시 보면 둘이 나뉩니다.
| 지금 효력이 있나 | 확정적인가 | |
|---|---|---|
| 무효 | 없다 | 확정적이다 —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
|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 | 있다 | 확정적이지 않다 — 취소권자가 취소하면 소급하여 무효가 된다 |
무효는 확정적입니다. 이미 정해져 있고 누가 무엇을 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는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유효하지만 취소권자의 선택에 따라 소급하여 무효가 될 수 있고, 추인하거나 기간이 지나면 유효로 굳습니다.
2013-47의 다섯 항목을 이 기준으로 판정하면 이렇습니다.
| 보기 | 무엇인가 | 확정적인가 | 근거 |
|---|---|---|---|
| ㄱ.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법률행위 | 무효 | 확정적이다 | 제108조 제1항 |
| ㄴ. 무권대리인의 상대방이 거절한 의사표시 | 철회로 무효가 확정된 것 | 확정적이다 | 제134조 |
| ㄷ. 상대방의 강박으로 인한 의사표시 |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 | 확정적이지 않다 | 제110조 제1항 |
| ㄹ. 조건부 권리를 처분하는 법률행위 | 유효한 처분행위 | 확정적이다 | 제149조 |
| ㅁ. 소유권유보부매매를 원인으로 하는 동산 소유권 취득 | 정지조건이 붙은 소유권 이전 | 확정적이지 않다 | 판례 — 2009다93671 |
정답은 ⑤(ㄷ, ㅁ)입니다. 세 항목에 설명이 필요합니다.
ㄴ — 무권대리와 철회. 대리권 없는 사람이 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제130조). 그 상태는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134조는 본인의 추인이 있기 전까지 상대방이 그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상대방이 철회하면 본인이 나중에 추인하려 해도 추인할 대상이 없어집니다. 철회한 뒤에는 무효로 확정된 것입니다. 상대방의 최고와 철회는 제3단원 「법률행위의 대리」 §5-4에서 배웠습니다. 이 문항은 「추인 전」과 「철회한 후」를 구분하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ㄹ — 조건부 권리의 처분. 여기에서 조건(條件)은 법률행위의 효력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매어 두는 것입니다. 조건이 붙은 권리는 그 사실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므로 권리의 내용이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그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처분행위 자체는 다릅니다.
조문이 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그 처분행위는 유효한 것으로 확정되어 있습니다. 불확실한 것은 넘겨받은 권리의 내용이지 넘기는 행위의 효력이 아닙니다. 무엇이 불확실한지를 바꿔치기한 항목입니다.
ㅁ — 소유권유보부매매. 물건을 팔면서 대금을 다 받을 때까지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남겨 두기로 하는 약정입니다. 대금을 다 내야 비로소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넘어가므로, 대금 완납이 정지조건(停止條件)이 됩니다. 정지조건은 그 사실이 이루어지면 비로소 효력이 생기게 하는 조건입니다. 대금을 다 내기 전까지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얻을지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확정적이지 않습니다.
판례도 소유권 이전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물권적 합의가 대금이 모두 지급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행하여진다고 보고, 대금이 모두 지급되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바로 목적물의 소유권이 매수인에게 이전된다고 합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9367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