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유의 추정
점유는 사실입니다. 물건을 지배하고 있다는 상태일 뿐이고, 그것만으로는 그 사람이 물건에 대해 무슨 권리를 가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재판에서는 그 사실이 여러 권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취득시효를 주장하려면 20년 동안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했음을 보여야 하고(§0-15), 물건에서 나온 수익을 가지려면 자기가 선의점유자였음을 보여야 합니다.
그것을 점유자에게 하나하나 증명하라고 하면 아무도 증명하지 못합니다. 20년 전 자기 마음속에 소유의 의사가 있었다는 것을 무엇으로 보이겠습니까. 그래서 민법은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나머지를 추정해 줍니다. 이 절은 그 추정 규정 3개를 다룹니다.
1-1조문이 정한 것 — 민법 제197조
제1항이 추정하는 것을 세어 보면 4가지입니다.
(1)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 — 자주점유라는 뜻이다 (2) 선의로 점유했다 — 점유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몰랐다는 뜻이다 (3) 평온하게 점유했다 — 폭력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4) 공연하게 점유했다 — 숨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태양(態樣)은 「모습」이라는 뜻입니다. 조문 제목의 「점유의 태양」은 그 점유가 어떤 모습의 점유인가를 가리킵니다.
1-2추정이 하는 일 — 증명해야 하는 쪽이 바뀝니다
추정이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 증명의 부담을 반대쪽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甲이 20년 넘게 점유한 토지를 시효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원래 소유자 乙이 다투는 상황을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甲은 「나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를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197조 제1항이 추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타주점유라고 다투는 乙이 그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추정이 그대로 유지되어 甲이 이깁니다.
조문은 추정한다고만 정했을 뿐,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와 그 추정이 언제 깨지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판례가 두 가지를 한 판결에서 밝혔습니다.
기출은 두 가지를 그대로 물었습니다. 2022-52 ③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점유자가 스스로 자주점유임을 증명해야 하는지 물었고, 답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판시 가).
추정은 반대 사실이 증명되어야 깨집니다. 점유자가 매매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매매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주장 하나가 인정되지 않은 것일 뿐이어서 추정은 그대로 남습니다(판시 나). 2015-56 ②가 이것을 물었습니다.
1-3추정되지 않는 것 — 무과실
제197조 제1항의 목록에 「과실 없이」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조문이 추정하는 것은 소유의 의사·선의·평온·공연의 4가지뿐이고, 무과실은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
선의와 무과실은 다른 것입니다.
| 무엇을 뜻하는가 | 추정되는가 | |
|---|---|---|
| 선의 | 점유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몰랐다 | 추정된다(제197조 제1항) |
| 무과실 | 모른 데에 잘못이 없었다 — 알아볼 것을 알아보았다 | 추정되지 않는다 |
이 차이가 실제로 결론을 정하는 곳이 등기부취득시효입니다. 제245조 제2항은 10년 만에 소유권을 얻게 해 주는 대신 「선의이며 과실없이」를 요구합니다(§0-15). 기간이 20년에서 10년으로 줄어드는 대신 무과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1-4판례가 채운 것 — 무과실은 무엇으로 인정되는가
조문이 「무과실은 추정하지 않는다」고만 정하고 무엇을 증명해야 무과실이 되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판례가 그 빈 곳을 채웠습니다.
판례가 세운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매수인에게는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알아볼 의무가 있다 (2) 그런데 그 매도인이 등기부상 소유명의인과 같은 사람이었다 (3) 등기부에도 다른 사정에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4) 그러므로 등기부를 믿은 것을 잘못이라 할 수 없다 — 무과실이다
2022-52 ⑤가 이 법리를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점유자가 무과실을 증명하는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이 「등기부를 확인했고 그 명의인에게서 샀다」임을 보여 준 것입니다.
1-5조문이 정한 것 — 선의가 악의로 바뀌는 시점
제197조 제2항은 선의점유자가 언제부터 악의점유자로 취급되는지를 정합니다. 「그 소가 제기된 때로부터」입니다.
소유자 乙이 甲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의 소를 냈고, 재판이 3년 걸려 甲이 졌다고 해 봅시다. 甲은 판결이 확정된 날이 아니라 소가 제기된 때로 거슬러 올라가 악의점유자가 됩니다. 재판에 걸린 3년 동안 거둔 수익도 악의점유자로서 처리됩니다.
「본권에 관한 소에 패소한 때」가 요건이고 「소가 제기된 때」가 효과의 시점입니다. 두 시점이 조문 한 문장 안에 함께 들어 있어서, 요건 쪽의 시점을 효과 쪽에 옮겨 적으면 틀린 문장이 됩니다.
1-6조문이 정한 것 — 민법 제198조 점유계속의 추정
취득시효를 주장하려면 20년을 채워야 하는데, 20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점유했음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민법이 그 부담을 덜어 줍니다.
앞의 어느 시점과 뒤의 어느 시점, 두 시점만 증명하면 그 사이는 이어진 것으로 봅니다. 2005년에 점유했고 2025년에도 점유했음을 보이면 그사이 20년을 계속 점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1-7판례가 채운 것 — 전후의 점유자가 달라도 추정됩니다
조문은 「전후양시에 점유한 사실」이라고만 하고 그 두 시점의 점유자가 같은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판례가 채웠습니다.
앞사람이 점유하다가 뒷사람에게 넘긴 경우에도 넘어갔다는 사실만 증명되면 그 사이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한다는 뜻입니다. 2021-58 ②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이 판례는 2절에서 볼 제199조와 이어집니다. 앞사람의 점유를 아울러 주장하려면 그 점유가 이어졌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제198조가 그 전제를 추정해 주는 것입니다.
1-8판례가 채운 것 — 누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가
추정을 받으려면 먼저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사실상 지배」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판례가 두 가지 경우에 대해 밝혀 두었습니다.
첫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은 그때 물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봅니다.
2013-52 ②가 앞부분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뒷부분까지 함께 보면 경계가 분명해집니다 — 이전등기에는 이 준칙이 적용되고 보존등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존등기는 남에게서 넘겨받는 등기가 아니어서, 등기와 동시에 점유가 넘어왔다고 볼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건물의 부지는 그 건물의 소유자가 점유하는 것으로 봅니다.
2021-58 ①이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건물에 살고 있지 않아도 그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면 땅을 점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의 땅에 건물을 지어 놓고 비워 둔 사람도 그 땅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그 점유가 20년 이어지면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1-9조문이 정한 것 — 민법 제200조 권리의 적법의 추정
셋째 추정 규정입니다.
제197조가 「점유의 모습」을 추정하는 규정이라면, 제200조는 그 점유자가 행사하고 있는 권리 자체를 추정합니다. 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은 그 시계에 대한 소유권을 적법하게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물건을 담보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 담보권을 적법하게 가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1-10판례가 채운 것 — 부동산 물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조문 문언에는 부동산과 동산을 나누는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판례가 부동산을 뺐습니다.
이유는 부동산에 이미 등기라는 공시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7단원 「물권의 변동」 2절에서 배운 등기의 추정력이 그 일을 하고 있으므로, 점유에까지 권리 추정을 줄 이유가 없고 주었다가는 등기명의인의 추정과 점유자의 추정이 맞부딪히게 됩니다. 2020-55 ④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1-11추정되는 것과 추정되지 않는 것을 한 표에
| 무엇이 확인되면 | 무엇이 추정되는가 | 근거 |
|---|---|---|
| 점유하고 있다 |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자주점유) | 제197조 제1항 |
| 점유하고 있다 | 선의로 점유했다 | 제197조 제1항 |
| 점유하고 있다 | 평온하게 점유했다 | 제197조 제1항 |
| 점유하고 있다 | 공연하게 점유했다 | 제197조 제1항 |
| 앞뒤 두 시점에 점유한 사실 | 그사이 계속 점유했다 | 제198조 |
| 앞뒤 점유자가 다르고 승계가 증명됨 | 그사이 계속 점유했다 | §1-7의 판례 |
| 동산을 점유하며 권리를 행사한다 | 그 권리를 적법하게 보유한다 | 제200조 · §1-10의 판례 |
| 점유하고 있다 | 과실 없이 점유했다 — 추정되지 않는다 | 제197조 제1항의 목록에 없다 |
| 부동산을 점유하며 권리를 행사한다 | 제200조의 권리 추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 §1-10의 판례 |
무과실과 부동산 물권, 이 두 가지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두 가지가 추정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 이 절에서 기억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