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건이란 무엇인가
§0-2에서 조건의 뜻을 확인했습니다. 이 절은 그 뜻을 실제 문항에 대입하는 절입니다. 13개년 6문항이 물은 것은 하나로 모입니다. 눈앞의 이 단서가 조건인가 아닌가, 그리고 여기에 조건을 붙일 수 있는가.
조건인지 아닌지가 정해지면 그 뒤는 2절부터 4절까지의 조문이 처리합니다. 그러나 조건이 아닌 것에 조건의 규정을 적용하면 처음부터 답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이 절이 앞에 옵니다.
1-1조문이 정한 것 — 조건이 무엇인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조건과 기한에 관한 민법 조문은 제147조부터 제154조까지 8개입니다. 각각 무엇을 정하는지 먼저 봅니다.
| 조문 | 무엇을 정하나 | 어느 절 |
|---|---|---|
| 제147조 | 조건이 성취되면 효력이 언제부터 생기고 없어지는가 | 2절 |
| 제148조 | 성취가 정해지지 않은 동안 상대방의 이익을 해치지 못한다 | 2절 |
| 제149조 | 성취가 정해지지 않은 권리도 처분·상속·보존·담보로 할 수 있다 | 2절 |
| 제150조 | 신의성실에 반하여 성취를 방해하거나 성취시킨 경우 | 2절 |
| 제151조 | 불법조건·기성조건·불능조건이 붙으면 어떻게 되는가 | 3절 |
| 제152조 | 기한이 도래하면 효력이 언제부터 생기고 없어지는가 | 5절 |
| 제153조 | 기한의 이익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5절 |
| 제154조 | 제148조와 제149조를 기한에도 준용한다 | 5절 |
8개 조문 어디에도 「조건이란 무엇이다」라고 밝힌 문장이 없습니다. 조문은 「정지조건있는 법률행위는」(제147조 제1항) · 「조건의 성취가 미정한 권리의무는」(제149조)처럼 조건이 무엇인지 이미 아는 것을 전제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절의 근거는 조문이 아니라 판례와 13개년의 판정입니다. 조건이 아닌 것 3가지를 먼저 보고, 그다음에 조건과 구별하기 어려운 불확정기한을 봅니다.
1-2조건이 되지 못하는 것 3가지
§0-2에서 조건이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것 3가지를 확인했습니다. 그 가운데 「장래의 사실일 것」과 「당사자가 붙인 것일 것」이 빠지는 경우가 13개년에 3가지 나왔습니다. 남은 하나인 「불확실할 것」이 빠지면 조건이 아니라 기한이 되고, 그것은 §1-3에서 봅니다.
첫째, 과거의 사실은 조건이 되지 못합니다.
조건은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이어야 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은 당사자가 모르고 있을 뿐 결과가 정해져 있습니다. 「작년 그 시험에 합격했다면 시계를 주겠다」는 말에서 합격 여부는 이미 정해져 있고, 당사자가 그것을 모른다는 사정이 있을 뿐입니다. 2021-49 ⑤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둘째, 법정조건은 조건이 되지 못합니다.
§0-7에서 확인한 대로 법이 정한 요건은 당사자가 붙인 것이 아닙니다. 유언이 대표적입니다.
제1항의 「사망한 때로부터」는 법이 정한 것이고, 제2항의 「정지조건」은 유언자가 붙인 것입니다. 같은 조문 안에 법정조건과 부관이 나란히 있습니다. 제2항이 「유언에 정지조건이 있는 경우에」라고 따로 적는 것은, 제1항의 사망을 조건으로 세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1-49 ①이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셋째, 마음속에만 있는 조건의사는 조건이 되지 못합니다.
조건은 법률행위 내용의 일부입니다. 법률행위의 내용은 표시된 것으로 정해지므로, 당사자가 속으로 조건을 생각했더라도 그것이 밖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면 조건이 아닙니다. 2024-50 ①이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조건이 아닌 것
(1) 과거의 사실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다
(2) 법정조건
당사자가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이다
(3) 표시되지 않은 조건의사
법률행위의 내용이 되지 못했다1-3판례가 채운 것 — 조건인가 불확정기한인가
조건이 아닌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불확정기한입니다. §0-3에서 조건과 기한을 나누는 것은 「오는 것이 확실한가」라고 확인했는데, 실제 사건에서는 그 확실함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그 땅을 팔면 빌린 돈을 갚겠다」는 약정을 예로 들면, 땅이 팔릴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조건인가 기한인가. 조문에는 답이 없고 판례가 기준을 세웠습니다.
기준은 「그 사실이 끝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을 때 채무를 이행해야 하는가」입니다.
| 그 사실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면 | 무엇인가 | 결과 |
|---|---|---|
|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 조건(정지조건) | 불성취로 확정되어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
| 그래도 이행해야 한다 | 불확정기한 | 그때 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본다 |
같은 사실이 붙어 있어도 당사자가 무엇을 의도했는지에 따라 조건이 되기도 하고 기한이 되기도 합니다. 2022-46 ③이 이 기준을 그대로 옮겨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그때 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본다」는 뒷부분은 5절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1-4조건은 성립요건이 아니라 효력요건입니다
제1단원 「법률행위 총론」 §2-1에서 성립요건과 효력요건을 배웠습니다. 성립요건은 법률행위가 존재하기 위한 요건이고, 효력요건은 존재하는 법률행위가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입니다.
조건은 효력요건입니다. 조건이 붙은 법률행위는 이미 성립을 마쳤고, 조건이 성취될 때까지 효력만 멈춰 있습니다. 성취되어야 비로소 그 법률행위가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2021-49 ③은 이것을 뒤집어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에 비로소 그 법률행위가 성립한다」고 냈고, 그것이 정답이었습니다.
판례가 이 구조를 문장으로 밝힌 것이 소유권유보약정입니다. 동산을 팔면서 대금을 다 받을 때까지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남겨 두기로 하는 약정입니다.
「물권적 합의는 … 인도한 때 이미 성립하지만 … 정지조건으로 하므로」가 이 소절의 내용을 그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합의는 인도한 때 끝났고, 효력만 대금 완납에 매여 있습니다. 그래서 대금이 완납되면 다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소유권이 넘어갑니다. 2014-51 ⑤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성립과 효력이 나뉘어 있다는 것에서 나오는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동안 정지조건부 권리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정지조건부 권리는 조건이 성취되어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가 없는 때라고 보므로, 조건이 성취되지 않은 동안은 제166조 제1항의 기산점이 오지 않습니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822 판결). 2014-51 ②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1-5조건을 붙일 수 없는 법률행위가 있습니다
조건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붙일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조건을 붙이면 상대방의 지위가 불안정해지는 법률행위에는 붙이지 못합니다. 민법이 그 가운데 하나를 조문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상계는 한쪽이 통보하는 것만으로 두 채권을 함께 소멸시키는 단독행위입니다. 여기에 조건이 붙으면 상대방은 자기 채권이 남아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게 됩니다. 2019-43 ⑤는 「상계의 의사표시에는 시기(始期)를 붙일 수 있다」고 뒤집어 냈습니다. 조문이 「조건 또는 기한」이라고 둘 다 적고 있으므로 시기도 붙일 수 없습니다.
단독행위라고 해서 언제나 조건을 붙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불이익이 없거나 상대방이 동의하면 붙일 수 있습니다. 채무면제가 그 예입니다.
채무면제는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포기하는 단독행위이고, 채무자에게는 이익만 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동의하면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 통설(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것을 정한 조문도, 이것을 판단한 판례도 없습니다. 2017-46 ①이 통설 그대로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
여기에 이 절에서 가장 여러 번 나온 지점이 있습니다. 조건을 붙일 수 없는 법률행위에 조건을 붙이면 그 법률행위는 어떻게 되는가.
조건을 붙일 수 없는 법률행위에 조건을 붙이면 다른 정함이 없으면 그 법률행위 전부가 무효다 조건만 떼어 내어 무효로 할 수는 없다
조건만 무효로 하고 나머지를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조건은 그 법률행위 내용의 일부이고, 조건을 붙이겠다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였으므로 그 부분만 떼어 내면 당사자가 하려던 것과 다른 법률행위가 남습니다. 2024-50 ③이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고, 2017-46 ③은 「그 조건만 분리하여 무효로 할 수 있다」고 뒤집어 정답이 되었습니다.
이 결론을 정한 조문은 없습니다. 제493조 제1항은 상계에 조건과 기한을 붙이지 못한다고만 정하고, 붙였을 때 그 법률행위가 어떻게 되는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근거는 2024-50 ③과 2017-46 ③의 판정입니다.
전부 무효라는 결과는 3절의 불법조건과 같습니다. 3절에서 그 둘을 한 표에 놓고 무엇이 다른지 확인합니다.
1-6판례가 채운 것 — 해제의 의사표시에는 정지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상계에는 조건을 붙이지 못한다고 조문이 정했습니다. 그러면 계약의 해제는 어떤가. 해제도 상대방에 대한 단독행위이므로 같아 보이지만, 조문에는 아무 규정이 없습니다.
이 조문대로 하면 채권자는 최고를 하고, 기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해제한다고 통보하는 3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최고를 하면서 「이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은 해제된 것으로 한다」는 말을 함께 넣습니다. 이것이 허용되는지를 판례가 밝혔습니다.
「기간 안에 이행이 없을 것」을 정지조건으로 한 해제의 의사표시입니다. 상대방은 그 기간 안에 이행하면 해제를 막을 수 있으므로 지위가 불안정해지지 않습니다. 2022-46 ④가 이것을 옳은 진술로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