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매매의 성립과 효력
0절에서 매매가 재산권과 대금을 맞바꾸는 계약이라는 것을 정리했습니다. 이 절에서는 그 매매계약이 어떻게 성립하고, 성립하면 두 사람에게 어떤 의무가 생기며, 계약을 맺은 뒤 넘겨주기 전까지의 기간을 법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봅니다. 8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이 절의 조문은 7개입니다. 제563조가 매매의 정의를, 제569조가 타인의 권리를 판 경우를, 제566조가 비용을, 제568조·제585조·제586조가 두 의무의 이행을, 제587조가 과실과 이자를 정합니다. 여기까지가 조문이 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587조가 정하지 않고 남겨 둔 빈칸이 하나 있고, 8문항 가운데 2문항(2019-70 · 2023-68)이 그 빈칸을 물었습니다. 그 빈칸은 판례가 채웠습니다.
1-1조문이 정한 것 — 매매는 합의만으로 성립합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두 개의 약정뿐입니다. 한쪽이 재산권을 넘기기로 약정하고 다른 쪽이 대금을 주기로 약정하면 그것으로 효력이 생깁니다. 물건을 건네라거나 계약서를 쓰라거나 돈을 먼저 내라는 요구가 조문 어디에도 없습니다. 여기에서 매매의 성질 4가지가 나옵니다.
낙성계약
합의만으로 성립한다. 물건을 건네야 성립하는 요물계약이 아니다
불요식계약
계약서 등 정해진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유상계약
재산권 이전과 대금 지급이 서로 대가가 된다
쌍무계약
매도인도 매수인도 서로에게 의무를 진다이 4가지 성질은 그대로 선지가 됩니다. 2019-69는 「매매계약은 요물계약이다」를 틀린 선지로, 「매매계약은 유상·쌍무계약이다」를 옳은 선지로 냈고, 2023-70은 「매매계약은 낙성·불요식계약이다」를 옳은 선지로 냈습니다. 낙성계약인지는 두 해에 걸쳐 방향만 바꿔 나왔습니다.
이 단원의 여러 결론이 유상·쌍무라는 성질에서 나옵니다. 유상계약이기 때문에 제567조에 따라 매매의 규정이 교환에 준용되고(6절), 쌍무계약이기 때문에 두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놓입니다(1-4).
1-2조문이 정한 것 — 무엇을 팔 수 있는가
제563조는 매매의 목적을 재산권이라고만 정합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가 나옵니다.
첫째, 소유권이 아니어도 됩니다. 재산적 가치가 있고 넘길 수 있는 권리이면 매매의 목적이 됩니다. 지상권은 지상권자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제282조) 매매의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2015-71은 「지상권은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를 틀린 선지로 냈습니다.
둘째, 내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조문은 「타인의 권리를 팔면 무효」라고 하지 않고 「취득해서 이전하라」고 합니다. 즉 남의 물건을 파는 계약도 유효하게 성립하고, 매도인은 그것을 사 와서 넘길 의무를 집니다.
1-3조문이 정한 것 —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원칙은 절반씩입니다. 다만 제566조는 당사자가 달리 정하면 그 약정이 앞서는 규정이므로, 매수인이 전부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도 유효합니다(2015-71). 원칙이 균분이고 매수인 전부 부담이 특약이라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으면 틀립니다.
여기서 구분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566조가 말하는 것은 「매매계약에 관한 비용」, 즉 계약을 체결하는 데 드는 비용입니다. 계약이 성립한 뒤 그것을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별개이고 제566조가 정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2013-69가 이 구분을 그대로 물었습니다.
| 비용 | 어느 단계의 비용인가 | 누가 부담하나 | 근거 |
|---|---|---|---|
| 측량비용 | 목적물의 범위와 경계를 확정해 계약을 맺는 단계 | 쌍방이 절반씩 | 제566조 |
| 계약서 작성비용 | 위와 같다 | 쌍방이 절반씩 | 제566조 |
| 소유권이전등기 비용 | 이미 맺은 계약을 이행하는 단계 | 통상 매수인 | 제566조의 대상이 아니다 |
| 담보권 말소비용 | 위와 같다 | 통상 매도인 | 제566조의 대상이 아니다 |
등기비용을 매수인이, 말소비용을 매도인이 부담하는 것은 조문이 정한 것이 아닙니다. 매도인은 아무 부담이 없는 완전한 권리를 넘겨줄 의무를 지므로 자기 물건에 걸린 담보권을 자기 비용으로 지우는 것이고, 등기를 받아 소유자가 되는 이익은 매수인의 것이므로 그 비용을 매수인이 내는 것입니다.
1-4조문이 정한 것 — 두 의무는 언제, 어디서 이행하는가
매매가 성립하면 매도인은 재산권을 넘길 의무를, 매수인은 대금을 낼 의무를 집니다. 그 두 의무의 관계와 이행 방법을 조문 3개가 정합니다.
세 조문의 목적이 같습니다. 매도인의 의무와 매수인의 의무를 같은 때, 같은 곳에서 이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 제568조 제2항은 두 의무를 동시이행 관계에 놓습니다. 제13단원 「계약의 효력」에서 배운 동시이행의 항변권(제536조)이 매매에서는 이 조문으로 다시 확인됩니다.
- 제585조는 한쪽 의무에만 기한이 정해져 있을 때 다른 쪽에도 같은 기한이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쪽만 먼저 이행하게 되는 결과를 막는 규정입니다(2014-77).
- 제586조는 인도와 대금 지급을 동시에 할 경우의 지급 장소를 인도장소로 정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물건과 돈이 오가게 하는 것입니다(2013-69 · 2014-77 · 2015-71).
제586조는 세 해에 걸쳐 옳은 선지로만 나왔습니다. 조문 문언 그대로여서 바꿔 낼 여지가 크지 않은 규정입니다.
1-5조문이 정한 것 — 인도 전의 과실과 인도 후의 이자
계약을 맺은 날과 물건을 넘기는 날 사이에는 대개 시간이 있습니다. 그동안 그 부동산에서 임대료가 나오면 누가 가지는지, 매수인이 물건을 먼저 받았으면 대금에 이자를 붙여야 하는지를 정한 것이 제587조입니다.
세 문장이 각각 다른 내용을 정합니다.
첫째 문장 — 과실은 누구의 것인가
아직 인도하지 않았으면 그동안의 과실은 매도인의 것이다
둘째 문장 — 이자는 언제부터인가
매수인은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대금의 이자를 지급한다
셋째 문장 — 이자를 내지 않는 경우
대금 지급에 기한이 있으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두 문장이 짝을 이룹니다. 과실을 가지는 쪽은 대금의 이자를 받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인도하지 않은 동안에는 매도인이 물건을 쥐고 과실을 가지므로 매수인에게 이자를 요구하지 못하고, 인도한 뒤에는 매수인이 물건에서 나오는 수익을 가지므로 그때부터 대금의 이자를 냅니다.
셋째 문장에 유의해야 합니다. 대금 지급에 기한이 있으면, 즉 「잔금은 석 달 뒤에」처럼 나중에 내기로 정해 두었으면 매수인이 목적물을 먼저 받았더라도 그 기한까지는 이자를 내지 않습니다. 아직 대금을 낼 때가 되지 않았는데 이자만 무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1-6판례가 채운 것 — 대금을 다 냈는데 물건은 못 받은 경우
제587조 첫째 문장은 「인도하지 아니한 목적물」이라고만 합니다. 인도하지 않았지만 매수인이 대금을 이미 다 낸 경우를 조문이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조문이 답하지 않은 이 경우를 판례가 채웠습니다.
판례는 이 경우 과실이 매수인에게 넘어간다고 봅니다. 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28928 판결은 매매계약이 있은 뒤에도 인도하지 않은 목적물의 과실은 매도인에게 속하지만, 인도 전이라도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완납한 때에는 그 이후의 과실수취권은 매수인에게 귀속된다고 하였습니다.
이유는 1-5의 [왜 그럴까?]와 같습니다. 매수인이 대금을 다 냈으면 매도인은 이미 대금 전부를 쥐고 그 이자를 누리고 있으므로, 목적물의 과실까지 매도인이 가지면 한쪽이 두 수익을 다 가지게 됩니다.
세 가지 사정을 나란히 놓고 결론을 확인합니다. 결론을 정하는 것은 인도와 대금 완제 두 가지뿐이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았는지는 결론을 바꾸지 않습니다.
| 인도 | 대금 완제 | 이전등기 | 과실은 누구에게 | 근거 |
|---|---|---|---|---|
| 안 했다 | 안 했다 | 받지 않았다 | 매도인 | 제587조 첫째 문장 |
| 안 했다 | 안 했다 | 받았다 | 매도인 | 제587조 첫째 문장 — 등기는 기준이 아니다 |
| 안 했다 | 했다 | 묻지 않는다 | 매수인 | 93다28928 |
| 했다 | 묻지 않는다 | 묻지 않는다 | 매수인 | 제587조 첫째 문장의 반대 |
이전등기만 받은 경우와 대금을 완제한 경우가 2019-70의 두 선지였습니다. 이전등기를 먼저 받은 매수인이 아직 대금을 완제하지 않았으면 과실은 여전히 매도인의 것이고(④), 대금을 완제했으면 인도받지 못했더라도 과실은 매수인의 것입니다(⑤).
판례가 채운 빈칸이 두 곳 더 있습니다.
첫째, 대금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제587조 둘째 문장은 인도받은 날부터 이자를 내라고 하는데, 매수인에게 대금 지급을 거절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목적물을 미리 받았더라도 이자를 내지 않습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98129 판결). 이자는 목적물을 쓰는 대가인데, 대금을 내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그 대가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계약이 취소된 경우입니다. 매매가 취소되면 받은 것을 서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때 선의의 매수인은 점유자로서 그동안의 과실을 취득하고(제201조 제1항), 선의의 매도인도 받은 대금의 운용이익이나 법정이자를 반환할 의무가 없습니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45025 판결). 한쪽만 반환의무를 지면 형평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지금까지 본 내용을 한 장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1-7사례를 읽는 절차
이 단원 39문항 가운데 15문항이 등장인물이 딸린 사례로 나왔습니다. 사례형은 아는 내용을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누구이고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를 잘못 그려서 틀립니다. 다음 순서로 읽습니다.
(1) 등장인물이 몇 명이고 각자 무엇인가
매도인 · 매수인 · 제3자(전득자 · 저당권자 · 채권자 · 경락인)
(2)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가
시간순으로 번호를 매긴다
계약을 맺은 때
계약금 · 중도금 · 잔금을 준 때
인도한 때 · 등기를 한 때
제3자가 등장한 때
(3) 지금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4) 그 요구가 되는지 안 되는지, 근거는 조문인가 판례인가(2)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이 단원의 사례는 순서가 결론을 정합니다. 3절 계약금에서는 해제하겠다는 말이 중도금 지급보다 먼저인지 나중인지가 결론을 뒤집고, 5절 환매에서는 환매등기가 저당권설정보다 먼저인지가 결론을 정합니다. 선지의 「계약체결 후」와 발문의 날짜가 그 표시입니다.
1-8사례로 확인하기 — 2019-70
[사실관계]
(1) 甲이 X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2) 甲과 乙이 X토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문항은 여기까지가 공통 사실관계이고, 선지마다 사정을 하나씩 더 얹어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묻습니다. 더해지는 사정은 인도했는가 · 대금을 완제했는가 · 이전등기를 받았는가 · 대금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가 4가지입니다.
[관계도]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가]
| 누가 | 누구에게 | 무엇을 | 되는가 | 근거 |
|---|---|---|---|---|
| 乙 | 甲 | 인도를 지체했다는 이유의 손해배상 | 안 된다 | 2004다8210 — 대금 완제 전의 과실은 매도인의 것이다 |
| 甲 | 乙 | 잔대금 지체를 이유로 한 이자 상당액의 손해배상 | 안 된다 | 95다14190 — 인도 전에는 대금의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
| 甲 | 乙 | 인도 전 기간의 과실을 자기 것으로 주장 | 된다 | 제587조 첫째 문장 — 대금이 완제되지 않았다 |
| 甲 | 乙 | 이전등기를 넘긴 뒤에도 과실을 자기 것으로 주장 | 된다 | 제587조 첫째 문장 — 등기는 기준이 아니다 |
| 乙 | 甲 | 대금 완제 후의 과실을 자기 것으로 주장 | 된다 | 93다28928 |
| 甲 | 乙 | 미리 인도한 뒤의 대금 이자 | 안 된다 | 2011다98129 — 乙에게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 |
[선지 판정]
| 선지 | 무엇을 묻나 | 위 표에서 무엇을 보나 | 옳은가 |
|---|---|---|---|
| ① | 미인도·대금 미완제일 때 인도 지체의 손해배상 | 乙의 인도 지체 손해배상 — 안 된다 | 옳다 |
| ② | 지급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대금 이자 | 미리 인도한 뒤의 대금 이자 — 안 된다 | 옳다 |
| ③ | 미인도일 때 잔대금 지체의 이자 상당액 손해배상 | 甲의 이자 상당액 손해배상 — 안 된다 | 옳다 |
| ④ | 이전등기를 받았으나 대금 미완제일 때의 과실 | 이전등기를 넘긴 뒤의 과실 — 甲의 것 | 옳다 |
| ⑤ | 대금을 완제했으나 미인도일 때의 과실 | 대금 완제 후의 과실 — 乙의 것 | 틀렸다 |
발문이 「틀린 것은?」이므로 답은 ⑤입니다.
[한 칸이 바뀌면]
| 무엇이 바뀌면 |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나 | 근거 |
|---|---|---|
| 乙이 대금을 완제했다면 | 인도받지 못했더라도 그 이후의 과실은 乙에게 귀속된다 | 93다28928 |
| 乙이 이전등기만 받고 대금은 완제하지 않았다면 | 과실은 여전히 甲에게 귀속된다 | 제587조 첫째 문장 |
| 이 매매가 취소되었고 甲이 선의였다면 | 甲은 받은 대금의 운용이익이나 법정이자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 92다45025 · 제201조 제1항 |
3가지 모두 기출이 직접 물은 사정입니다. 앞의 두 가지는 2019-70이, 셋째는 2023-68이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