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시이행의 항변권
계약이 성립하면 양쪽이 각자 의무를 집니다. 그런데 두 의무를 누가 먼저 이행하는가를 정해 두지 않았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매도인이 먼저 등기를 넘기고 나서 대금을 받지 못하면 매도인이 손해를 보고, 매수인이 먼저 대금을 내고 등기를 받지 못하면 매수인이 손해를 봅니다. 민법은 양쪽이 동시에 이행하게 해서 이 문제를 처리합니다.
13개년 동안 이 내용으로 10문항이 나왔고, 10문항 모두 발문에 「다툼이 있으면 판례에 따름」이 붙어 있습니다. 조문은 두 개 항뿐이고 나머지는 판례가 채웠습니다.
1-1조문이 정한 것 — 민법 제536조 제1항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정한 기본 규정은 제536조입니다. 누가 언제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제1항 한 문장에 요건 3개와 효과가 들어 있습니다. 번호를 붙여 나누어 봅니다.
제536조 제1항 — 동시이행의 항변권
요건
① 같은 쌍무계약에서 생긴, 서로 대가가 되는 두 채무일 것
←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②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을 것
← 단서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상대방이 자기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하지 않은 채 청구할 것
←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 까지」
효과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요건 ②가 선이행의무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변제기에 이르지 않았다면 상대방은 아직 이행할 때가 아니므로, 그 상대방에게 「먼저 하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먼저 이행해야 하는 쪽은 동시이행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뜻이 됩니다.
요건 ③에서 「이행의 제공」이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행을 끝냈을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갖추어 상대방이 받기만 하면 되는 상태로 내놓으면 됩니다. 매도인이라면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제시하는 것이 이행의 제공입니다.
1-2조문이 정한 것 — 동시이행을 따로 정해 둔 조문 4개
제536조는 쌍무계약을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쌍무계약의 대가적 채무가 아닌데도 동시이행으로 처리해야 할 관계가 있어서, 민법과 특별법이 그런 경우를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이 단원의 기출이 물은 것은 4개입니다.
제549조가 말하는 「전조」는 제548조입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어야 하는데(원상회복의무), 그 두 반환의무에 제536조를 준용한다는 뜻입니다.
네 조문을 한 표에 놓으면 이렇습니다.
| 조문 | 어떤 두 의무를 동시이행으로 정하나 | 어떻게 |
|---|---|---|
| 민법 제568조 제2항 | 매도인의 권리이전의무 ↔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 | 「동시에 이행하여야 한다」고 직접 정한다 |
| 민법 제549조 | 해제에 따른 쌍방의 원상회복의무 | 제536조를 준용한다 |
| 민법 제317조 | 전세금반환의무 ↔ 목적물인도·등기말소의무 |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직접 정한다 |
| 가등기담보법 제4조 제3항 | 청산금지급의무 ↔ 본등기·인도의무 | 제536조를 준용한다 |
교환계약에도 제568조 제2항이 미칩니다. 제596조가 교환을 「당사자 쌍방이 금전 이외의 재산권을 상호이전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 정하고, 제567조가 「본절의 규정은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에 준용한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교환은 유상계약이므로 매매의 규정이 그대로 준용되고, 쌍방의 소유권이전·인도의무는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동시이행관계에 있습니다.
조문이 정하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런데 기출 10문항이 실제로 물은 것은 조문에 없는 의무쌍입니다. 임대차가 끝났을 때 보증금과 임차물,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와 등기말소, 구분소유적 공유를 해소할 때의 지분이전등기 같은 것들입니다. 이것들이 동시이행인지 아닌지는 조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판례가 답합니다.
1-3판례가 채운 것 — 대가적 채무가 아니어도 인정되는 기준
제536조의 문언만 따르면 같은 쌍무계약에서 생긴 서로 대가가 되는 채무여야 동시이행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판례는 그보다 넓게 봅니다.
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42727 판결이 그 기준을 두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바탕을 둔 제도이므로, 각 채무가 쌍무계약에서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가 아니더라도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동시이행이 인정되는 기준 (판례)
① 양 채무가 동일한 법률요건에서 생겨서 대가적 의미가 있는 경우
또는
② 공평의 관점에서 보아 견련적으로 이행시킴이 마땅한 경우이 기준이 인정과 부정을 함께 설명합니다. 계약이 해제되거나 무효가 되었을 때의 쌍방 반환의무는 하나의 계약이라는 같은 법률요건에서 나왔으므로 ①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두 의무가 서로 다른 원인에서 나왔다면 ①에 해당하지 않고, 공평의 관점에서도 함께 이행시킬 이유가 없으면 부정됩니다.
판례가 넓힌 것은 「같은 쌍무계약」이라는 요건이지 나머지 요건이 아닙니다. 변제기가 도래해야 한다는 것과 상대방이 이행제공 없이 청구해야 한다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1-4판례가 인정한 의무쌍
기출 10문항이 동시이행으로 확정한 의무쌍은 9가지입니다. 근거가 조문인 것과 판례인 것을 나누어 적었습니다.
| 어떤 두 의무인가 | 근거 | 나온 문항 |
|---|---|---|
|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 ↔ 매수인의 잔대금지급의무 | 민법 제568조 제2항 | 2021-65 ㄱ |
| 교환계약에서 쌍방의 소유권이전·인도의무 | 민법 제567조 · 제568조 제2항 | 2025-71 ㄴ |
| 계약해제에 따른 쌍방의 원상회복의무 | 민법 제549조 | 2014-74 ① · 2018-69 ① |
| 전세권 소멸 시 전세금반환의무 ↔ 목적물인도·등기말소의무 | 민법 제317조 | 2018-69 ③ |
| 가등기담보에서 청산금지급의무 ↔ 본등기·인도의무 | 가등기담보법 제4조 제3항 | 2018-69 ⑤ |
|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반환의무 ↔ 임차물반환의무 | 판례 | 2020-67 ㄱ · 2021-65 ㄴ |
| 쌍무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 쌍방의 반환의무 | 판례 | 2024-68 ① |
|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해소 시 상호 지분이전등기의무 | 판례 | 2014-74 ② · 2018-69 ② · 2022-66 ㄷ · 2024-68 ② |
| 건물매수청구권 행사 시 건물인도·이전등기의무 ↔ 대금지급의무 | 판례 | 2020-67 ㄹ |
앞의 5가지는 조문이 정한 것이고 뒤의 4가지는 판례가 인정한 것입니다. 판례가 인정한 4가지를 차례로 봅니다.
임대차가 끝났을 때의 보증금과 임차물. 대법원 1977. 9. 28. 선고 77다1241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된 경우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명도할 의무와 임대인이 보증금 중 연체차임 등을 청산한 나머지를 반환할 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두 의무 모두 하나의 임대차계약이 끝나면서 생긴 것이므로 앞의 기준 ①에 해당합니다.
쌍무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의 반환의무. 대법원 1976. 4. 27. 선고 75다1241 판결은 제536조가 제549조에 의해 해제의 경우에 준용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쌍무계약이 무효가 되어 각 당사자가 서로 취득한 것을 반환해야 할 경우에도 제536조를 준용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습니다. 해제는 조문이 정하고 무효는 판례가 인정한 것이고, 결론은 같습니다.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해소할 때의 지분이전등기. 구분소유적 공유는 여러 사람이 한 토지의 특정한 부분을 각자 단독으로 소유하기로 하면서 등기만 공유로 해 둔 관계입니다. 이 관계를 풀 때 서로 지분을 넘겨 주어야 하는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4다32992 판결은 공유지분권자 상호간의 지분이전등기의무가 그 이행상 견련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의무쌍은 4문항에 나왔고, 4문항 모두 동시이행이 인정되는 쪽으로 나왔습니다.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뒤의 건물인도와 대금지급. 건물을 소유하려고 토지를 빌린 사람은 임대차 기간이 끝났을 때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643조가 제283조 제2항을 준용합니다). 대법원 1991. 4. 9. 선고 91다3260 판결은 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지상건물에 관하여 시가에 의한 매매와 비슷한 법률관계가 성립하므로, 토지임차인의 건물명도 및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토지임대인의 건물대금지급의무가 서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라고 보았습니다.
1-5판례가 부정한 의무쌍 — 이유가 세 가지입니다
동시이행이 부정된 의무쌍은 6가지이고, 부정되는 이유는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한쪽이 먼저 이행해야 하는 의무인 경우입니다. 제536조 제1항 단서가 정한 요건 ②를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담보를 정리하는 관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1969. 9. 30. 선고 69다1173 판결은 소비대차에서 채무의 담보를 위해 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채무자의 채무변제가 저당권설정등기 말소등기에 앞서는 선행의무이고 변제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담보는 채무를 갚게 하려고 확보해 둔 것이므로 갚기 전에는 풀어 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가 등기의 모습이 달라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다카781 판결은 채무담보의 목적으로 마쳐진 채권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나 그 청구권보전의 가등기의 말소를 구하려면 먼저 채무를 변제해야 하고 피담보채무의 변제와 교환적으로 말소를 구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저당권이든 소유권이전등기든 가등기든, 담보로 제공된 것을 푸는 일은 변제가 먼저입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의 임차권등기도 같은 구조입니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다4529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의 임차권등기가 이미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상태에서 마쳐지는 것이므로, 이미 이행지체에 빠진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와 임차인의 임차권등기 말소의무를 동시이행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 임차권등기는 임차인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시켜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가 먼저 이행되어야 할 의무입니다.
여기서 앞에서 본 인정 유형 하나와 반드시 나누어 두어야 합니다.
| 임대차 종료 시 보증금반환 ↔ 임차물반환 |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보증금반환 ↔ 임차권등기 말소 | |
|---|---|---|
| 무엇을 돌려받는가 | 건물 자체 | 등기 |
| 언제 생기는가 | 임대차가 끝나면서 함께 |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을 못 받아서 |
| 결론 | 동시이행이다 | 보증금반환이 선이행이다 |
| 근거 | §1-4에서 본 임대차 판례 | 2005다4529 |
임대차가 끝난 상황이라는 점은 같지만 임차권등기는 그 뒤에 생긴 것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주지 않아서 임차인이 자기를 보호하려고 한 등기이므로, 그 등기를 지우는 일을 보증금반환과 맞바꾸게 하면 임차인이 보호받으려고 한 것이 무의미해집니다.
둘째, 두 의무가 서로 대가가 아닌 경우입니다. 발생원인이 다르거나 성질이 다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1-3에서 본 그 판결이 앞의 기준과 함께 판단한 것이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의무입니다. 임차목적물 반환의무는 임대차계약이 끝나면서 생기지만,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임대인이 위반한 것에서 생깁니다. 동일한 법률요건이 아닌 별개의 원인에서 나온 것이고, 공평의 관점에서 보아도 함께 이행시킬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판단의 내용입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데 협력할 의무도 대금지급의무와 대가가 아닙니다. 대법원
- 8. 27. 선고 93다15366 판결은 토지거래규제구역 안의 토지를 허가 없이 매매한 뒤
매수인이 계약을 유효한 것으로 완성시키려고 협력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경우, 매수인이 대금지급채무를 이행제공해야 하거나 매도인이 대금 변제 때까지 협력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협력의무는 계약의 효력을 완성시키기 위한 것이고 대금지급과 주고받는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셋째, 이행의 상대방이 서로 다른 경우입니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4049 판결이 판단한 것은 근저당권 실행을 위한 경매가 무효가 된 경우입니다. 이때 낙찰자가 지는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의무는 채무자에 대한 의무이고, 낙찰자가 갖는 배당금 반환청구권은 실제로 배당금을 받아 간 근저당권자에 대한 채권입니다. 두 채무는 이행의 상대방을 서로 달리하고, 근저당권자의 배당금 반환채무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로 채무자에게서 넘어온 것도 아니므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할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세 사람이 등장하면 이 이유를 먼저 확인합니다. 두 의무의 채권자와 채무자를 각각 적어 보아 짝이 맞지 않으면 그것으로 판정이 끝납니다.
부정되는 6가지를 한 표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 어떤 두 의무인가 | 왜 부정되나 | 근거 | 나온 문항 |
|---|---|---|---|
| 피담보채무 변제의무 ↔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의무 | 변제가 선이행 | 69다1173 | 2020-67 ㄴ |
| 피담보채무 변제의무 ↔ 담보목적 소유권이전등기·가등기 말소의무 | 변제가 선이행 | 84다카781 | 2024-68 ⑤ · 2025-67 ㄱ |
| 보증금반환의무 ↔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 말소의무 | 보증금반환이 선이행 | 2005다4529 | 2014-74 ③ · 2022-66 ㄴ |
| 임차목적물 반환의무 ↔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의무 | 발생원인이 다름 | 2018다242727 | 2022-66 ㄱ · 2025-67 ㄴ |
|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 협력의무 ↔ 매매대금지급의무 | 대가가 아님 | 93다15366 | 2020-67 ㄷ · 2021-65 ㄷ |
| 경매가 무효인 경우 매수인의 등기말소의무 ↔ 채권자의 배당금반환의무 | 이행의 상대방이 다름 | 2006다24049 | 2018-69 ④ · 2025-67 ㄷ |
1-6항변권이 있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지고 있으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지위 전체가 달라집니다. 기출이 물은 효과는 7가지입니다.
첫째, 이행지체에 빠지지 않습니다. 이행할 때가 되었는데 이행하지 않으면 원래는 이행지체가 되어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있으면 상대방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이행하지 않아도 지체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항변권을 실제로 주장하지 않아도 그렇습니다.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604 판결은 쌍방의 채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면 상대방의 이행제공이 있을 때까지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이 효과는 이행지체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반드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해야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항변권은 있는 것만으로 지체를 막습니다.
둘째, 그 점유는 불법점유가 아닙니다.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이 건물을 계속 점유하는 경우, 그 점유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한 정당한 권리행사이므로 불법점유가 아니고 손해배상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첫째 효과에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이 결론은 2015-67 ②가 확정했습니다.
셋째, 소송에서는 상환이행판결이 나옵니다.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채무자가 동시이행의 항변을 했고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로부터 ○○을 받음과 동시에 피고는 △△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합니다. 이것이 상환이행판결이고, 채권자는 전부 패소가 아니라 일부 승소를 하게 됩니다. 이 결론은 2015-67 ④가 확정했습니다.
넷째,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지 못합니다.
상계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권을 가지고 있을 때 한쪽의 의사표시로 두 채권을 대등한 금액에서 없애는 것입니다. 이때 상계하겠다고 나선 사람의 채권을 자동채권, 상대방의 채권을 수동채권이라고 부릅니다.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55222 판결은 항변권이 붙어 있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허용하면 상계하는 쪽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상대방이 항변권을 행사할 기회를 잃게 되므로 그런 상계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권도 마찬가지여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동채권으로 삼아 상계하지 못합니다.
다섯째, 법원이 직권으로 고려하지 못합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당사자가 소송에서 주장해야 법원이 판단에 넣을 수 있습니다.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이 알아서 상환이행판결을 해 주지 않습니다. 이 결론은 2015-67 ③이 확정했습니다.
여섯째, 채무가 손해배상채무로 바뀌어도 존속합니다. 두 채무 중 한쪽이 이행불능이 되어 손해배상채무로 바뀌더라도, 원래 그 채무와 서로 대가가 되던 다른 채무 사이의 동시이행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채무의 모습이 바뀌었을 뿐 서로 매여 있는 관계 자체는 없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결론은 2015-67 ①이 확정했습니다.
일곱째, 채권이 양도되어도 존속합니다.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되어도 채권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 채무자는 양수인에게도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결론은 2014-74 ④가 확정했습니다.
7가지를 한 표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 무엇이 달라지나 | 결론 | 근거 |
|---|---|---|
| 이행지체 | 빠지지 않는다. 항변권을 행사하지 않아도 그렇다 | 97다54604 |
| 점유 | 불법점유가 아니다.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 2015-67 ② |
| 판결의 모습 | 상환이행판결. 채권자는 일부 승소한다 | 2015-67 ④ |
| 상계 | 자동채권으로 삼아 상계하지 못한다 | 2001다55222 |
| 법원의 판단 | 당사자가 주장해야 한다. 직권으로 고려하지 못한다 | 2015-67 ③ |
| 이행불능으로 손해배상채무가 되면 | 존속한다 | 2015-67 ① |
| 채권이 양도되면 |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 존속한다 | 2014-74 ④ |
앞의 세 가지는 항변권이 무엇을 막아 주는지이고, 뒤의 네 가지는 항변권이 언제까지 살아 있는지입니다.
1-7원칙이 뒤집히는 세 가지 경우
선이행의무자는 동시이행을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그 원칙이 뒤집히는 경우가 세 가지 있고, 기출이 세 가지를 모두 물었습니다.
첫째,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제536조 제2항이 정한 것이고 불안의 항변권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이행하기로 약속했더라도 그 사이에 상대방이 파산하는 등 이행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 뚜렷해지면, 자기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조문이 직접 정한 예외입니다.
둘째, 선이행의무자가 이행을 지체하는 동안 상대방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한 경우입니다. §1-6에서 본 그 판결이 이 경우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매수인이 선이행의무인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로 잔대금 지급기일이 되었고 그때까지 매도인도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중도금·잔대금 지급과 매도인의 서류 제공은 동시이행관계에 놓이게 되고 그때부터 매수인은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 대한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요건 ②가 다시 갖추어졌기 때문입니다. 선이행의무자가 주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변제기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상대방의 채무도 변제기에 이르면 그 이유가 없어집니다.
셋째, 한 번 이행을 제공했다가 그 제공을 계속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13754 판결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한쪽이 먼저 한 번 현실의 제공을 해서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했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으면 과거에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제공이 중지된 뒤의 기간에는 상대방이 이행지체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령지체에 빠졌던 사람도 다시 항변할 수 있습니다. 양 채무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상태에서 수령지체에 빠진 사람이라도, 이후 상대방이 자기 채무의 이행제공 없이 이행을 청구하면 그 시점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언제 원칙이 뒤집히나 | 무엇이 근거인가 | 나온 문항 |
|---|---|---|
|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 | 조문 — 제536조 제2항 | 2014-74 ⑤ |
| 선이행의무자가 지체하는 동안 상대방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했다 | 판례 — §1-6에서 본 것 | 2015-67 ⑤ |
| 이행제공이 계속되지 않아 수령지체가 끊겼다 | 판례 — 98다13754 | 2024-68 ④ |
1-8사례를 읽는 절차
이 절의 10문항 가운데 2문항이 등장인물이 딸린 사례로 나왔습니다(2016-64 · 2025-71). 동시이행이 문제되는 사례는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고 있는지를 놓치면 판정이 흔들립니다. 다음 순서로 읽습니다.
① 등장인물이 몇 명이고 각자 무엇인가 (계약당사자 · 계약당사자가 아닌 사람)
②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가 — 시간순으로 번호를 매긴다
- 계약을 맺은 때
- 각 채무의 변제기가 된 때
- 제3자가 등장한 때 (압류 · 경매 · 채권양도)
③ 지금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고 있는가
④ 청구를 받은 사람이 그 청구자와 계약당사자인가
- 계약당사자이다 →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본다
- 계약당사자가 아니다 →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쓸 수 없다. 다른 근거를 찾는다④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계약에서 생기는 권리이므로 그 계약의 상대방에게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세 사람이 등장하는 사례에서 이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공사대금을 못 받았으니 누구에게든 거절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흐릅니다.
1-9사례로 확인하기 — 2016-64
[사실관계]
甲은 자기 토지에 주택을 신축하는 공사를 乙에게 맡겼습니다. 두 사람은 甲 명의의 보존등기가 된 뒤 2개월 안에 공사대금의 지급과 동시에 주택을 인도받기로 약정했습니다.
① 2016. 1. 15. 주택에 甲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② 2016. 2. 8. 甲의 채권자가 강제경매를 신청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되었다
③ 2016. 3. 15.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되었다 ← 보존등기로부터 2개월
④ 2016. 10. 17. 丙이 경매대금을 완납해 소유권을 취득했다
⑤ 丙이 乙을 상대로 주택의 인도를 청구했다
(乙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채 계속 점유하고 있다)[관계도]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가]
| 누가 | 누구에게 | 무엇을 | 되는가 | 근거 |
|---|---|---|---|---|
| 丙 | 乙 | 주택의 인도 | 된다 | 제213조 — 소유자의 소유물반환청구권 |
| 乙 | 丙 | 유치권으로 인도 거절 | 안 된다 | 2011다55214 — 압류 뒤에 성립한 유치권이다 |
| 乙 | 丙 |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인도 거절 | 안 된다 | 제536조 — 丙은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다 |
| 乙 | 甲 | 공사대금의 지급 | 된다 | 도급계약 |
| 乙 | 甲 |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인도 거절 | 된다 | 제536조 · 약정 |
乙이 유치권으로 인도를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를 봅니다. 유치권은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합니다(제320조 제1항). 乙의 점유와 공사대금채권 자체는 경매개시결정등기 전부터 있었지만,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는 2016. 3. 15.로 경매개시결정등기(2016. 2. 8.) 뒤에 도래했습니다. 그래서 유치권도 그때 비로소 성립했습니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은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乙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丙에게 인도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 이 절의 내용입니다. 乙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甲에 대해서는 그것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丙은 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일 뿐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계약에서 생기는 권리이므로 계약의 상대방에게만 주장할 수 있고, 丙의 인도청구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선지 판정]
| 보기 | 무엇을 주장하나 | 위 표에서 무엇을 보나 | 옳은가 |
|---|---|---|---|
| ㄱ | 丙은 소유물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 丙 → 乙 인도 — 된다 | 틀렸다 |
| ㄴ | 乙은 유치권에 근거해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 乙 → 丙 유치권 — 안 된다 | 틀렸다 |
| ㄷ | 乙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근거해 인도를 거절할 수 없다 | 乙 → 丙 동시이행 — 안 된다 | 옳다 |
발문이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이므로 답은 ㄷ입니다.
[한 칸이 바뀌면]
| 무엇이 바뀌면 |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나 | 근거 |
|---|---|---|
|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도래했더라면 | 유치권이 압류 전에 성립하므로 乙은 丙의 인도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 | 2018-61 ㄷ · ㄹ — 제11단원 「담보물권(유치권·저당권)」 §6-3 |
| 丙이 아니라 甲이 인도를 청구했더라면 | 乙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으로 거절할 수 있다 | 제536조 제1항 |
| 주택 인도를 공사대금 지급보다 먼저 하기로 약정했더라면 | 乙은 선이행의무자가 되어 甲에게도 동시이행을 주장하지 못한다 | 제536조 제1항 단서 |
앞의 두 가지는 2016-64가 직접 물은 것을 뒤집은 것이고, 셋째는 제536조 제1항 단서를 이 사례에 대입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