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임대차의 성립과 효력
§0에서 임대차가 어떤 계약인지와 이 단원의 용어를 정리했습니다. 이 절은 임대차가 어떻게 성립하고, 성립한 뒤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이 오가며, 어떻게 끝나는지를 조문의 순서대로 봅니다. 뒤의 4개 절이 다루는 권리는 전부 이 절에서 세우는 임대차관계 위에 붙는 것입니다.
이 절은 9문항으로 이 단원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그런데 확정된 해설에 판례의 사건번호가 나오는 문항은 3문항뿐입니다. 성립요건 · 대항력 · 존속기간 · 차임 · 강행규정이 전부 조문에 적혀 있어서, 조문을 정확히 읽으면 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판례가 채운 곳은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한 임대와 기간을 영구로 한 약정,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거나 필요비를 지출한 경우의 차임 지급 거절, 차임증액청구의 효력 시기, 보증금, 그리고 원상회복의 범위입니다.
1-1조문이 정한 것 — 임대차는 합의만으로 성립합니다
§0-1에서 본 제618조는 임대차의 성립요건으로 2가지 약정만 요구합니다. 물건을 넘겨주는 것도, 계약서를 쓰는 것도 요건이 아닙니다. 합의만으로 성립하는 계약을 낙성계약이라고 부릅니다.
성립한 뒤 임대인이 지는 의무는 다음 조문이 정합니다.
임대인의 의무는 넘겨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됩니다. 이 점이 매매와 다릅니다. 매도인은 물건과 등기를 넘기면 의무를 다한 것이지만, 임대인은 계약 기간 내내 임차인이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임대인의 의무
(1) 목적물을 인도한다
(2)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한다
임차인의 의무
(1) 차임을 지급한다
(2) 계약이 끝나면 목적물을 반환한다두 사람의 의무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임대인이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지키지 않아 임차인이 물건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임차인은 그 지장이 있는 만큼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다227694 판결). 2절에서 다루는 필요비상환청구권이 차임과 맞물리는 것도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1-2판례가 채운 것 — 소유자가 아니어도 되고, 기간을 영구로 정해도 됩니다
제618조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라고만 정하고, 그 사람이 목적물의 소유자여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다툼이 생깁니다. 남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빌려준 사람과 맺은 계약은 어떻게 되는가.
판례는 임대차계약이 그대로 유효하게 성립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4다54641 판결). 임대차는 물권을 넘기는 계약이 아니라 「쓰게 해 주겠다」는 약속이므로, 약속한 사람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효하게 성립한다는 것과 임차인이 실제로 쓸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같은 판례는 그 뒤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완전하게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지고, 임차인은 그 대가로 차임을 낼 의무를 집니다. 그런데 진짜 소유자가 나타나 물건을 돌려달라고 하는 등의 이유로 임대인이 임차인을 계속 쓰게 할 수 없게 되면 임대인의 의무는 이행불능이 되고, 임차인은 그때 이후의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빈칸은 기간입니다. 제618조는 기간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기간을 영구로 정한 약정도 무효로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용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09045 판결). 소유자가 특정한 사람에 대해서만 사용·수익권을 포기하는 것까지 금지되지는 않고, 사정이 바뀌면 차임증감청구나 해지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영구라는 기간은 임대인에게는 의무이고 임차인에게는 권리이므로, 임차인은 언제라도 그 권리를 포기할 수 있고 그러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가 됩니다.
1-3조문이 정한 것 — 임차권을 제3자에게 주장하는 2가지 방법
§0-1에서 임차권은 임대인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면 임대인이 물건을 팔아 버렸을 때 임차인은 새 소유자에게 「나는 임차인이니 계속 쓰겠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민법은 이 결과를 막는 장치를 2개 두었습니다.
두 조문이 정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 제621조 | 제622조 | |
|---|---|---|
| 무엇을 등기하나 | 임대차 자체를 등기한다 | 지상건물을 등기한다 |
| 어떤 임대차에 | 부동산임대차 전부 |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 |
| 임대인의 협력이 | 필요하다 — 반대약정이 없으면 협력을 청구할 수 있다 | 필요 없다 — 임차인이 자기 건물을 등기하면 된다 |
| 언제부터 효력이 | 등기한 때부터 | 지상건물을 등기한 때부터 |
| 효력을 잃는 경우 | (조문에 없다) | 건물이 기간만료 전에 멸실·후폐한 때 |
제621조의 등기는 임대인이 협력해 주어야 할 수 있습니다. 조문이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적은 것이 그 때문이고, 반대약정이 있으면 그 청구조차 할 수 없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협력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은 제622조입니다. 땅을 빌려 그 위에 자기 건물을 지은 사람은 자기 건물을 등기할 수 있고, 그 건물등기 하나로 토지임대차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임대차 자체를 등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1-4조문이 정한 것 — 기간이 끝난 뒤에는 무슨 일이 생기는가
기간을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이 지나면 끝납니다. 그런데 기간이 지났는데도 임차인이 그대로 쓰고 있고 임대인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건과 효과를 세우면 이렇습니다.
요건
(1) 임대차기간이 만료했을 것
(2)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수익을 계속할 것
(3)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하지 않을 것
효과
(1) 전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2) 그러나 당사자는 제635조에 따라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3) 전임대차에 대하여 제3자가 제공한 담보는 소멸한다(1)과 (3)이 서로 어긋나 보이는 것이 이 조문의 요점입니다. 「동일한 조건」이라고 해 놓고 제3자가 제공한 담보만은 소멸한다고 정했습니다.
묵시의 갱신이 되면 당사자가 제635조에 따라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으므로 기간의 약정이 없는 임대차와 같게 되고, 그때부터는 다음 조문이 적용됩니다.
해지통고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정해진 것은 통고한 뒤 효력이 생기기까지의 기간입니다.
| 누가 통고했나 | 토지·건물 기타 공작물 | 동산 |
|---|---|---|
| 임대인 | 6개월 | 5일 |
| 임차인 | 1개월 | 5일 |
임대인이 통고한 경우가 6개월로 더 깁니다. 임차인이 나갈 곳을 구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1-5조문이 정한 것 — 차임에 관한 4개 조문
차임에 관한 조문은 4개이고, 각각 다른 상황을 정합니다.
4개 조문이 정하는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조문 | 무슨 상황인가 |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나 |
|---|---|---|
| 제627조 제1항 |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되어 쓸 수 없게 되었다 | 임차인이 그 부분의 비율만큼 차임의 감액을 청구한다 |
| 제627조 제2항 | 남은 부분으로는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다 |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한다 |
| 제628조 | 공과부담이 늘거나 줄고 경제사정이 변해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않게 되었다 | 당사자가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한다 |
| 제640조·제641조 |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르렀다 |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한다 |
제627조와 제628조는 상황이 다릅니다. 제627조는 물건 자체가 일부 없어져 쓸 수 없게 된 경우이고, 제628조는 물건은 그대로인데 바깥 사정이 변한 경우입니다.
제628조의 「장래에 대한」이라는 문언에 유의해야 합니다. 차임이 상당하지 않게 된 것이 1년 전부터라 하더라도 이미 지난 기간의 차임을 소급해 고칠 수는 없습니다.
제640조의 「2기」는 두 달이 아니라 두 번분입니다. 차임을 매달 내기로 했으면 2개월분, 석 달마다 내기로 했으면 6개월분입니다. 그리고 연속해서 밀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문은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라고 하여 밀린 금액의 합계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제641조는 제640조를 토지임대차에 준용합니다. 제640조는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라고만 적었는데, 건물을 소유할 목적 등으로 토지를 빌린 경우에도 같게 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빌린 경우입니다.
제616조는 원래 사용대차의 조문인데 제654조가 임대차에 준용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함께 빌렸으면 각자 자기 몫만 내는 것이 아니라 연대하여 차임 전부를 지급할 의무를 집니다. 임대인은 그중 한 사람에게 차임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6판례가 채운 것 — 차임증액청구는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는가
제628조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그 청구로 차임이 언제 바뀌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임대인이 증액을 청구했는데 임차인이 응하지 않아 재판까지 간 경우, 늘어난 차임은 청구한 때부터인가 판결이 난 때부터인가.
판례는 청구한 때에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고 봅니다(대법원 1974. 8. 30. 선고 74다1124 판결). 그 청구가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효력은 재판할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할 때에 곧 발생하고, 그 청구는 소송으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0-7에서 정리한 형성권의 성질이 여기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증액청구는 형성권이므로 청구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에 차임이 바뀌고, 법원이 하는 일은 그 액수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하나가 더 따라옵니다. 법원이 증액을 결정한 경우에도 판례는 증액된 차임의 이행기는 법원의 결정 시가 아니라 증액청구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라고 봅니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5다239508 판결). 그러므로 지연손해금은 법원이 결정한 다음 날이 아니라 청구가 도달한 다음 날부터 생깁니다.
1-7판례가 채운 것 — 보증금에 관한 조문은 없습니다
§0-2에서 보았듯이 민법에는 보증금을 정한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증금에 관한 것은 판례에 따르고, 13개년에 출제된 것은 3가지입니다.
첫째, 보증금을 주었다는 사실은 임차인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다19647 판결). 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사람이 임차인이고, 그 돈을 주었다는 것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판례는 차임을 지급했다는 사실의 증명책임도 임차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둘째, 임대차가 끝나기 전에는 보증금이 있다는 이유로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4다4417 판결). 보증금이 차임을 담보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계약이 끝난 뒤 정산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계약이 살아 있는 동안 임차인은 차임을 그대로 내야 하고, 내지 않으면 연체의 책임을 집니다.
셋째,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것은 적법한 점유이지만, 실제로 사용·수익했다면 그 이익은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 셋째 것은 두 단계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1) 점유가 적법한가
적법하다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와 목적물을 돌려줄 의무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제536조)
(2) 부당이득이 되는가
실제로 사용·수익했다면 그 이익만큼 부당이득이 된다
점유만 하고 본래의 목적대로 쓰지 않았다면 부당이득이 아니다판례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해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한 것은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으나, 그로 인하여 이득이 있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 판결). 같은 판례는 점유만 하고 쓰지 않은 경우도 판단했습니다. 부당이득에서 「이득」은 실질적인 이익을 뜻하므로,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하기는 했으나 본래의 임대차계약상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않아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것이 없다면 임대인에게 손해가 생겼더라도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임차인의 사정으로 쓰지 못했거나 자기 시설물을 빼내지 않았더라도 같습니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
그러므로 점유가 적법하다는 것과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점유할 권리가 있어도 그 물건을 실제로 써서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은 돌려주어야 합니다.
1-8조문이 정한 것 — 임대차가 끝나면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앞의 1-5에서 본 제654조는 사용대차의 조문 몇 개를 임대차에 준용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원상회복입니다.
임차인은 빌린 상태로 되돌려 놓고 반환해야 합니다. 조문은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고만 적었고, 그것이 물건을 물리적으로 되돌리는 것까지만인지 그 이상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판례는 그 이상까지 포함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다34903 판결). 원상회복의무에는 점유를 임대인에게 이전하는 것은 물론 임대인이 임대 당시의 부동산 용도에 맞게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의무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임차인이 그 건물에서 영업허가를 받아 두었다면, 임대인이나 그 승낙을 받은 제3자가 다시 영업허가를 받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폐업신고절차를 이행할 의무까지 집니다.
원상회복은 물건을 되돌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임대인이 그 물건을 원래 용도로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데까지 이릅니다.
1-9임대차에서 나오는 권리를 누가 가지는가
여기까지 나온 권리와 뒤의 4개 절에서 다룰 권리를 한자리에 모으면 이렇습니다. 13개년에 이 표의 내용을 정면으로 물은 문항이 3개입니다(2013-72 · 2014-72 · 2022-73).
| 권리 | 누구에게 인정되나 | 근거 |
|---|---|---|
| 임차권 | 임차인만 | 제618조 |
| 필요비·유익비상환청구권 | 임차인만 — 토지·건물을 가리지 않는다 | 제626조 |
| 보증금반환채권 | 임차인만 | 조문 없음 |
| 일부 멸실에 따른 차임감액청구권 | 임차인만 — 토지·건물을 가리지 않는다 | 제627조 제1항 |
| 사정변경에 따른 차임증감청구권 |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 임대인은 증액, 임차인은 감액을 청구한다 | 제628조 |
| 지상물매수청구권 | 토지임차인만 | 제643조 |
| 부속물매수청구권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만 | 제646조 |
| 임차지·임차건물의 부속물에 대한 법정질권 | 임대인만 | 제648조 · 제650조 |
| 계약해지권 |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 제627조 제2항 · 제629조 제2항 · 제635조 · 제640조 |
표에 나온 「법정질권」은 당사자가 약정하지 않았는데도 법이 바로 인정해 주는 질권입니다. 질권은 담보로 잡은 물건에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인데, 보통은 당사자가 약정해서 설정합니다. 그런데 제648조와 제650조는 임대인이 차임 등 임대차에 관한 채권을 근거로 임차인의 동산을 압류하면 약정이 없어도 질권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고 정했습니다.
이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3가지입니다.
첫째, 임대인에게도 인정되는 권리는 3가지뿐입니다 — 차임증감청구권 가운데 증액을 청구하는 부분 · 법정질권 · 계약해지권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임차인의 권리입니다. 임대차의 조문은 임차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정해져 있고, 제652조는 그 보호를 약정으로 줄이지 못하게 합니다.
둘째, 양쪽 모두에게 인정되는 것은 차임증감청구권과 계약해지권 2가지입니다. 다만 차임증감청구권은 임대인이 증액을, 임차인이 감액을 청구하는 것이어서 방향이 다르고, 같은 내용으로 양쪽 모두에게 인정되는 것은 계약해지권입니다. 임차인은 제627조 제2항과 제635조로, 임대인은 제629조 제2항 · 제635조 · 제640조로 해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상물매수청구권과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서로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토지를 빌린 사람에게는 지상물매수청구권만 있고, 건물을 빌린 사람에게는 부속물매수청구권만 있습니다. §0-6에서 정리한 대상의 차이가 그대로 주체의 차이가 됩니다.
1-10조문이 정한 것 — 어떤 약정이 무효이고 무엇이 배제되는가
§0-8에서 제652조의 판단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일시사용임이 명백한 임대차에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 조문들이 있습니다.
두 조문의 목록을 마주 놓아야 합니다. 제652조는 「달리 정할 수 없다」는 목록이고, 제653조는 「일시사용이면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는 목록입니다. 두 목록에 함께 든 조문도 있고 한쪽에만 든 조문도 있습니다.
| 조문 | 무엇을 정하나 | 제652조 — 불리하면 무효 | 제653조 — 일시사용이면 배제 |
|---|---|---|---|
| 제626조 | 비용상환청구권 | 없다 | 없다 |
| 제627조 | 일부 멸실에 따른 감액·해지 | 있다 | 없다 |
| 제628조 | 차임증감청구권 | 있다 | 있다 |
| 제631조 | 전차인 권리의 확정 | 있다 | 없다 |
| 제635조 | 기간 약정 없는 해지통고 | 있다 | 없다 |
| 제638조 | 해지통고의 전차인에 대한 통지 | 있다 | 있다 |
| 제640조·제641조 | 차임연체와 해지 | 있다 | 있다(제640조) |
| 제643조·제644조·제645조 | 지상물매수청구권과 그 준용 | 있다 | 없다 |
| 제646조·제647조 | 부속물매수청구권 | 있다 | 있다 |
| 제648조·제650조 | 법정질권 | 없다 | 있다 |
| 제652조 | 강행규정 | — | 있다 |
두 목록을 나란히 놓으면 3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제626조는 어느 목록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용상환청구권은 임의규정이고, 당사자가 이를 배제하는 약정을 하면 임차인에게 불리하더라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에서도 그대로 인정됩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과 정반대이므로 2절과 4절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둘째, 제653조의 마지막에 있는 「전조」는 제652조입니다. 일시사용이 명백한 임대차에는 편면적 강행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남아 있는 조문에 관해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해도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셋째, 제648조와 제650조는 제652조의 목록에 없습니다. 법정질권은 임대인의 권리이므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한다」는 제652조가 다룰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9에서 본 법정질권을 정한 조문이 둘인 것은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조문 | 누가 압류하나 | 무엇을 압류하나 |
|---|---|---|
| 제648조 | 토지임대인 | 임차지에 부속했거나 그 사용의 편익에 쓴 임차인의 동산과 그 토지의 과실 |
| 제650조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인 | 그 건물 기타 공작물에 부속한 임차인의 동산 |
빌린 것이 토지면 제648조, 건물이면 제650조입니다. 제653조가 둘 다 배제 목록에 넣었으므로 일시사용이 명백한 임대차에서는 어느 쪽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어떤 약정이 유효한지는 다음 순서로 판단합니다.
(1) 일시사용임이 명백한 임대차인가
그렇다면 제653조의 목록에 든 조문은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는다
(2) 그 조문이 제652조의 목록에 있는가
없으면 그 약정은 유효하다
(3) 그 약정이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가
불리하면 무효이고, 유리하면 유효하다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할 수 있게 하는 약정은 (2)와 (3) 어느 쪽으로도 유효입니다.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지 못하게 하는 조문인데, 이 조문은 제652조의 목록에 없습니다. 그리고 「동의 없이도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하는 약정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약정입니다.
1-11사례를 읽는 절차
이 단원 25문항 가운데 12문항이 甲·乙·丙이 등장하는 사례로 나왔습니다. 사례형은 아는 내용을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누구이고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를 잘못 그려서 틀립니다. 다음 순서로 읽습니다.
(1) 등장인물이 몇 명이고 각자 무엇인가
임대인 · 임차인 · 전차인 · 양수인 · 새 소유자
(2)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가
시간순으로 번호를 매긴다
임대차를 맺은 때
건물을 짓거나 등기를 한 때
전대하거나 양도한 때
임대차가 끝난 때와 그 원인
(3) 지금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4) 그 요구가 되는지 안 되는지, 근거는 조문인가 판례인가(2)를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이 단원의 사례는 순서가 결론을 정합니다. 3절에서는 건물 소유권을 넘긴 때가 임대차 종료보다 먼저인지 나중인지가 결론을 뒤집고, 5절에서는 임대차가 끝난 때가 전차인에게 무엇을 청구하는 때보다 먼저인지가 결론을 정합니다.
(1)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사례형 12문항 가운데 8문항은 甲이 임대인이지만 4문항(2014-68 · 2019-74 · 2023-73 · 2025-73)은 甲이 임차인입니다. 배역을 확인하지 않고 표를 그리면 화살표의 방향이 반대가 됩니다.
1-12사례로 확인하기 — 2021-73
[사실관계]
甲 = 임대인 · 乙 = 임차인 (1) 乙이 甲으로부터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X토지를 10년간 임차했다 (2) 乙이 그 위에 자신의 건물을 신축했다
이 문항은 사실관계가 짧고, 선지마다 다른 조문을 대입해 결론이 맞는지 묻습니다. 대입되는 조문은 성립(제618조) · 임대차등기(제621조) · 지상건물 등기(제622조) · 갱신청구(제643조) · 차임연체 해지(제640조·제641조) 5가지입니다.
[관계도]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가]
| 누가 | 누구에게 | 무엇을 | 되는가 | 근거 |
|---|---|---|---|---|
| 乙 | 甲 | 임대차가 유효하게 성립했다는 주장(甲이 소유자가 아니어도) | 된다 | 제618조 — 94다54641 |
| 乙 | 甲 |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할 것 | 된다 — 반대약정이 없을 때 | 제621조 제1항 |
| 乙 | 제3자 | 임대차의 효력(지상건물을 등기했을 때) | 된다 — 임대차등기가 없어도 | 제622조 제1항 |
| 乙 | 甲 | 10년이 지나고 건물이 현존할 때의 계약 갱신 | 된다 | 제643조 → 제283조 제1항 |
| 甲 | 乙 | 차임연체액이 2기에 이르렀을 때의 계약 해지 | 된다 — 특약이 없으면 | 제640조 · 제641조 |
[선지 판정]
| 선지 | 무엇을 묻나 | 위 표에서 무엇을 보나 | 옳은가 |
|---|---|---|---|
| ① | 甲이 소유자가 아니어도 임대차가 성립하는가 | 첫째 항목 — 된다 | 옳다 |
| ② | 乙이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가 | 둘째 항목 — 된다 | 옳다 |
| ③ | 지상건물을 등기해도 임대차등기가 없으면 제3자에게 효력이 없는가 | 셋째 항목 — 임대차등기 없이도 된다 | 틀렸다 |
| ④ | 10년이 지나고 건물이 현존할 때 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가 | 넷째 항목 — 된다 | 옳다 |
| ⑤ | 차임연체액이 2기에 달하면 해지할 수 있는가 | 다섯째 항목 — 된다 | 옳다 |
발문이 「틀린 것은?」이므로 답은 ③입니다. 제622조 제1항이 「이를 등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라고 적고 있는데, ③은 그 문언을 뒤집어 임대차등기를 요건으로 더한 것입니다.
[한 칸이 바뀌면]
| 무엇이 바뀌면 |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나 | 근거 |
|---|---|---|
| 甲과 乙이 임대차등기를 하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 乙은 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없다 | 제621조 제1항의 「반대약정」 |
| 기간을 정하지 않았고 甲이 해지통고를 했다면 | 乙은 갱신을 청구하지 않고도 곧바로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 94다34265 · 제283조 제1항 |
| 차임연체를 이유로 甲이 해지했다면 | 乙은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없다 | 2003다7685 |
| 10년이 지난 뒤 乙이 계속 쓰고 甲이 이의하지 않았다면 |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지만 제3자가 제공한 담보는 소멸한다 | 제639조 |
4가지 가운데 3가지는 다른 연도의 기출이 직접 물은 사정입니다. 둘째는 2013-73 · 2014-68 · 2024-73 · 2025-73이, 셋째는 2014-68 · 2019-74 · 2023-73이, 넷째는 2015-72 ⑤ · 2023-72 ④가 물었습니다. 첫째는 제621조 제1항의 「반대약정」을 이 사례에 대입한 것입니다.